• 최종편집 2024-04-18(금)

군에 간 아들 ‘억울한 죽음’ 10년만에 밝혔다…결정적 단서는?

의무경찰 군복무 중 ‘극단적 선택’…지난한 ‘진실찾기’ 투쟁서 ‘증인’ 찾아 대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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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0.09.17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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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7] 군의문사ae (1).jpg
군에 간 아들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 부모가 이 소식을 접하면 심정이 어떠할까? 하늘이 무너지는 것이다. 부모의 끈질긴 ‘진실 찾기’가 승리했다. 억울한 죽음이 없어야 할 것이다. <사진=unsplash.com>

 

[세계미래신문=장영권 대표기자] “우리 아들은 너무 억울하다. 누가 우리 아들의 한을 풀어줄 수 있을까?”

 

악몽이 시작된 것은 2010211일이다. 지금부터 10여 년 전의 일이다. A(당시 20)는 의무경찰로 군 복무를 시작했다. 배치된 곳은 인천 남동경찰서 방범순찰대였다. 같은 해 5월 당시 이경 계급이던 그는 극단적 선택을 했다. 군 생활 4개월이 채 되지 않았다. “도대체 왜 그가 그런 선택을 했을까?” 경찰은 즉각 조사에 나섰다.

 

그러나 경찰은 특이사항을 찾아내지 못했다. “A씨가 우울증으로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 내용을 부모에게 알렸다. 그리고 사건 발생 2주 만에 종결했다. A씨 부모는 두 번이나 마른하늘에 날벼락을 맞았다. 아들의 극단적 선택도 그렇고 경찰의 조사결과도 충격이었다. 받아들일 수 없는 아들의 죽음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세계미래신문>이 중앙일보 등 몇몇 언론 보도를 토대로 재구성을 해본다.

 

국가상대 손배 청구: 1심 패소, 항소·상고했지만 기각기각

 

우리 아들이 까닭 없이 절대 극단적 선택을 할 이유가 없다. 조사결과를 믿을 수 없다.” A씨 부모는 울부짖으며 강하게 항의했다. 그리고 진상규명을 제대로 할 때까지 시신 인도도 거부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도 청구했다. 그러나 1심에서 패소했다. 항소했지만 이마저도 기각됐다. 대법원은 심리불속행기각결정을 했다. 상고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사건을 더 심리하지 않겠다며 상고를 기각한 것이다.

 

A씨 부모는 미래를 알 수 없는 투쟁을 계속했다. 그동안 A씨 시신은 가천대 길병원 영안실에 놓여 있었다. 시간이 가고 세월이 흘렀다. 반미라 상태가 됐다. “억울한 아들의 죽음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A씨 부모는 절망의 늪으로 자꾸 빠져들어 갔다. ‘유품시신도 유감스럽게 아무 말이 없었다. 그러나 A씨 부모는 여기에서 멈추지 않았다. 다시 길을 찾아 나섰다.

 

군 사망사고 재조사: 아들의 동료 의경 가혹행위를 당했다증언

 

2019년 초였다. A씨 부모는 대통령 소속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진상규명위원회)’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꺼져가던 불씨가 다시 살아나기 시작했다. 즉각 A씨 사망과 관련한 재조사를 요청했다. ‘기적이 일어난 것일까?’ 진상규명위원회는 조사를 통해 당시 A씨의 동료 의경을 찾아냈다. 그리고 “A씨는 선임병에게 가혹 행위를 당했다는 결정적 증언을 확보했다. 극적 대반전이 일어났다.

 

진상규명위원회는 재조사를 통해 사건의 진실 전모를 밝혀냈다. 내용은 이랬다. “A씨는 신병훈련소에 입소한 후 감기 증상이 생겼다. 경찰서 배치 후에도 나아지지 않았다. 병원 진료결과 폐렴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그는 폐렴 증상을 완치하지 않은 상황에서 근무와 훈련에 참여해야 했다. 구보 시 낙오하는 일이 많았다. 그러자 A씨는 선임병으로부터 폭언 등 가혹 행위에 시달려야 했다.

 

A씨는 가혹 행위가 반복되자 우울증이 생겼다. 경찰병원 신경정신과에서 2차례 상담을 받기도 했다. 증상은 계속됐다. A씨는 심야 근무 중 달리는 차에 몸을 날리려는 생각까지 하게 됐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절한 조처가 없었다. 이같은 상황에서 A씨는 숨지기 하루 전까지 가혹 행위에 노출됐다. 결국 극단적 선택을 했다. A씨 일기장에는 죽음을 암시하는 글이 남아있었다.”

 

진상규명위원회는 사건 조사 후 이렇게 밝혔다. “A씨의 지휘관은 정상적인 부대생활이 어려웠던 A씨가 가혹 행위에 시달릴 수 있다는 사실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는데도 암묵적으로 방치했다.” “A씨는 적절한 조처가 선행되지 않고 충분한 치료를 받지 못한 상태에서 우울증이 발병하고 악화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이다.” 이 두 줄의 진실을 밝혀내는 데 무려 10년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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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은 어떻게 찾아질까? 모두가 양들처럼 침묵하면 보이지 않을 수 있다. 진실을 밝히는 데는 용기가 필요하다. 역사는 용기 있는 사람들에 의해 전진한다. <사진=unsplash.com>

 

진상규명 재조사 그후: 경찰 순직 처리 결정현충원 안장 가능

 

진상규명위원회는 20208월 경찰청에 A씨를 순직으로 재심사할 것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A씨가 의무경찰 복무 중 과중한 업무 선임병의 가혹 행위 부대의 관리 소홀 등으로 우울증이 발병해 극단적 선택에 이르렀으므로 순직 처리를 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A씨 부모의 가슴에 피를 흘린 장미가 피었다. 억울한 죽음이 10여 년 만에 순직으로 새로 피어났다.

 

인천지방경찰청은 20209월 초 변호사·의사 등이 참여한 의무경찰 전공사상 심사위원회를 열고 A씨를 순직 처리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본래 의경은 복무 중 극단적 선택을 하면 순직으로 처리될 수 없었다. 201912월 의무경찰 관리규칙 순직 인정 범위에 공무상 인과 관계있는 정신질환이 발현돼 사망하는 경우가 포함되면서 순직 인정이 가능해졌다. 묘한 규칙 개정이었다. 마치 A씨를 위해 준비한 위로의 선물같았다.

 

경찰은 최근 A씨 부모가 A씨 관련해 국가 유공자 등록과 현충원 안장 절차를 질의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유족이 신청할 경우 적극적으로 도울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A씨의 시신은 그동안 인천 길병원 영안실에 미라 상태로 안치되어 있었다. 이제 다소의 억울함을 풀고 하늘로 갈 수 있게 되었다.

 

진실을 찾기까지 억겁의 시간이 걸렸다. A씨의 곤경을 지켜본 동료, 선후배 의경들이 많았을 텐데. 모두가 양들처럼 침묵했다. 진실을 보고도 침묵하는 것은 또 다른 폭력이다. 그리고 분명한 죄악이다. 침묵 속에 있었던 진실의 실체를 법원은 밝혀내지 못했다. 왜 그랬을까? 다행히 한 용기 있는 증인이 나타났다. 누가 그날의 진실을 증언했을까? 늦었지만 그의 용기가 세상을 밝게 만들었다. “진실은 반드시 승리하리라.”

 

장영권 대표기자는 평화의 땅 충남 보령에서 태어났다. 고려대에서 정치학석사, 성균관대에서 정치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전공은 국제정치, 남북 및 동북아 관계, 평화학, 미래전략학이다. 현재 세계미래신문 대표기자로 한국미래연합 대표, 국가미래전략원 대표, 대한건국연합 대표, 녹색미래연대 대표, 세계지도자연합 공동의장, 4차산업혁명포럼과 미래예측포럼 공동대표, 한국국제정치학회 이사, 국제미래학회 미래정책위원장, 한국교육연구소 부소장 등을 맡고 있다.

 

인류는 지금 자연환경의 악화, 과학기술의 진화, 인간의식의 변화, 국가안위의 심화 등 4대 미래변화 패러다임의 도전으로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이에 따라 대한민국의 생존과 미래비전을 제시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전 지구적 차원의 문제해결과 상생공영을 위한 세계국가연합창설을 주창하고 있다. 저서로는 <위대한 자기혁명>, <대한민국 미래지도>, <대한민국 미래성공전략>, <지속 가능한 평화론>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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