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0-06-05(금)

‘퇴임’ 문희상 의장, “MB·박근혜 사면 겁내지 않아도 될 시점”

33년 정치인생 마감…“여당은 여당답고 야당은 야당다워라” 협치정치 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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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0.05.21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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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상 의장+예방(2).jpg
정치인생을 마감하는 문희상 국회의장은 퇴임 소감을 밝히며 “아쉬움은 남아도 나의 정치 인생은 후회 없는 삶이었다. 행복한 정치인의 길이었다”고 지난 33년간의 정치 역정을 회고했다. <사진=대한민국 국회>

 

[세계미래신문=장화평 기자] 20대 국회를 끝으로 33년의 정치인생을 마무리하는 문희상 국회의장이 521일 오전 1030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퇴임 기자간담회에서 전직 대통령에 대한 상당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며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 필요성을 언급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문 의장은 이날 과감히 통합의 방향으로 전환을 해야 한다. (지금이) 적기다. 타이밍을 놓치면 놓칠수록 의미가 없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사면하라는 의도로 하신 말씀인가라는 질문에 사면을 겁내지 않아도 될 시점이 됐다라며 사면은 대통령 고유권한이다. 그러나 그분(문 대통령) 성격 짐작할 때 아마 못할 것이라며 누군가 대통령에게 건의할 용기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문 의장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청와대 하라는 대로 거수기노릇하는 건 여당답지 못하다고 지적하며 야당과의 협치를 당부했다. 그리고 야당에 대해서도 야당은 야당다워야 한다. 당연히 비판해야 한다면서 그런데 정책 대안을 갖고, 비판해야 하는데 반대를 위해 무조건 반대한다. 반대만 해서는 국민들의 신뢰가 따라오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문 의장은 특히 21대 국회에서 이뤄야 할 핵심 과제로는 개헌을 꼽았다. 그는 그것이 어떤 의미에서 촛불 완성의 가장 밑거름이라 생각한다라며 대통령의 힘으로 할 수 있는 것, 대통령령으로 고친다는 것은 무리할 정도로 많이 했다. 아주 잘했다고 말했다. 문 의장은 그러면서 대통령이 이미 (과거에) 개헌안을 국회에 냈는데 다루지 않았지 않나. 대통령에게 (다시) 내라고 하는 것은 예의도, 도리도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1988년 평화민주당 창당발기인으로 정계에 입문한 문 의장은 이날 퇴임 소감을 밝히며 아쉬움은 남아도 나의 정치 인생은 후회 없는 삶이었다. 행복한 정치인의 길이었다고 지난 33년간의 정치 역정을 회고했다. 문 의장은 1992년 민주당 소속으로 14대 총선에서 당선되며 국회에 첫발을 들였다. 이후 경기 의정부에서만 내리 6선을 달성했다. 20187월 국회의장에 선출된 문 의장은 20대 국회 임기가 종료되는 오는 29일 이후 정계를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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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상 국회의장이 5월 15일 국회혁신자문위원회 활동결과 최종보고회에서 “마무리 되지 못한 국회혁신 방안들은 21대 국회에서 반드시 실현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히고 있다. <사진=대한민국 국회>

 

다음은 문희상 국회의장, 퇴임 기자간담회 모두 발언(전문)이다.

 

참으로 오랜만에 언론인 여러분과 함께 하는 것 같습니다.

반갑습니다. 대한민국 국회의장 문희상입니다.

오늘 기자간담회 제목 앞에는 퇴임이라는 말이 더 붙어있습니다. 기어이 이날이 오고야 마는군요. 임기가 꼭 8일 남았습니다. 만감이 교차합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언론인 여러분!

 

모든 것을 정리하고 새로운 인생의 출발점에 서있는 지금, 나는 몹시 떨립니다. 국회의장직 뿐만 아니라 나의 인생 자체였던 국회와 정치를 떠난다는 두려움일 것입니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늘 그렇듯이 다가올 낯선 미래에 대한 동경과 새로운 길을 가고 싶다는 설렘도 있을 것입니다.

 

오늘 기자간담회를 앞두고 지난날을 되돌아보았습니다. 무엇이 나를 정치로 이끌었나, 그리고 문희상의 정치는 무엇이었나 곱씹고 곱씹게 되었습니다.

 

아쉬움 남아도 후회 없는 삶, 행복한 정치인의 길 걸어왔다

 

생각해보니 평생을 정치의 길을 걸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65년 혈기 넘치던 법대 시절, 한일회담 반대 투쟁에 나섰던 시기를 떠올리면 55년의 세월입니다. 80년 서울의 봄을 기점으로 하면 40년입니다. 87년 제2의 서울의 봄, 처음으로 정당에 참여한 시절을 기준으로 해도 33년이 됩니다.

 

평생의 업이자 신념이었던 정치를 떠난다니 사실 심정이 복잡했습니다. 김종필 전 총리께서 말씀하셨던 정치는 허업(虛業)’이라는 말이 가슴 깊숙이 파고드는 나날이었습니다. 흔히 쓰는 말로 말짱 도루묵인생이 아니었나 하는 깊은 회한이 밀려들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여러분, 아쉬움은 남아도 나의 정치 인생은 후회 없는 삶이었습니다. 하루하루 쌓아올린 보람이 가득했던, 행복한 정치인의 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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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상 국회의장이 5월 10일 임시의정원 개원 제101주년 기념식에 참석하여 “제21대 국회의 최우선 과제 역시 국민통합이다”며 “101년 전 민족의 선각자들이 추구했던 의회주의의 정신 제대로 구현되길 기대한다”고 밝히고 있다. <사진=대한민국 국회>

 

“79년 김대중 대통령과의 첫 만남이 나를 정치로 이끌었다

 

문희상의 결정적인 첫 걸음은 1979년 시작됐습니다. 동교동 지하서재에서 김대중 대통령님을 처음 만난 날, 그 모습이 지금도 강렬하고 또렷하게 남아있습니다. “자유가 들꽃처럼 만발하며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고 통일에의 꿈이 무지개처럼 솟아오르는 세상그 말씀이 저를 정치로 이끌었습니다. 그날 모든 것을 걸고 이뤄야할 인생의 목표가 분명해졌습니다. 그리고 19971219일 김대중 대통령님이 당선되었습니다. 수평적이고 평화적인 정권교체가 현실이 되었고, 이로써 저의 목표는 모두 다 이뤄진 것입니다.

 

여러분, 그날이후 저는 모든 것을 내려놓았습니다. 정말 편안한 마음으로 이제부터 내 인생은 덤이요라고 말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돌아보니, 덤치고는 너무 후한 정치인생을 걸어왔습니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에서 부름을 받았고, 문재인 정부에서는 국회의장을 하며 국민과 국가를 위해 일할 기회를 얻었습니다. 야당이었던 두 정부에서는 야당을 대표하여 한국사회에 미력하나마 기여할 수 있었습니다. 무려 다섯 정부에서 제게 역할이 주어졌고, 혼신의 힘을 다해 일할 수 있었습니다. 그것은 놀라운 행운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문희상 정치의 출발은 팍스코리아나’, 그 기회 오고 있다

 

존경하는 언론인 여러분!

 

1980년 봄, 새로운 세상에 대한 희망은 무참히 사라졌지만, 젊은 문희상이 품었던 꿈은 지금도 살아있습니다. 저의 정치는 팍스 코리아나로부터 출발했습니다. 대한민국이 세계를 선도하는 팍스 코리아나의 시대를 만들고 싶은 당찬 포부였습니다. 80년대 당시에는 그저 정치 초년생의 꿈이었을 뿐 누구도 실현 될 수 있다고 믿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어떻습니까. 우리 대한민국에 기회가 찾아오고 있습니다.

 

한국 민주주의는 세계 최고 수준에 올라있습니다. 국민의 힘과 한국사회의 역량은 강화되어 어떠한 국난도 능히 극복해내는 강한 나라가 되었습니다. 전 세계가 한국을 주목하고 있으며 팝과 영화, 스포츠와 방역에 이르기까지 K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역사학자 아놀드 토인비는 역사는 서진(西進)한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로마에 의한 평화 팍스 로마나에서 대영제국 팍스 브리태니카로, 미국이 주도하는 팍스 아메리카나에서 팍스 아시아나의 시대가 성큼 다가왔습니다. 팍스 아시아나의 시대에는 한국·중국·일본 3국 서로 양보하며 협력속의 경쟁이 필연입니다. 그 안에서 우리 대한민국이 팍스 코리아나의 꿈을 실현하고 우뚝 서기를 저는 염원합니다. 대한민국 정치 지도자라면 누구나 꿈꾸고 추구해야할 목표라고 생각합니다. 몸은 떠나도 문희상의 꿈, 팍스 코리아나의 시대가 열리기를 간절히 바라고 응원할 것입니다.

 

문희상 일으켜 세운 원동력은 변함없던 의정부시민의 사랑이었다

 

여러분, 저는 6선의 국회의원이지만, 두 번의 낙선도 경험했습니다. 낙선을 포함해 수많은 위기의 순간과 시련의 시간도 보냈습니다. 그때마다 실의에 빠져있던 저를 일으켜 세운 원동력은 고향 의정부 시민의 손이었습니다. 그 분들의 변함없는 사랑 덕분에 6선의 국회의원과 국회의장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이렇게 명예퇴직하게 되었습니다. 이 은혜와 고마움을 어찌 잊겠습니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제 제가 나고 자라서 뼈를 묻을 고향 의정부로 돌아갈 시간입니다. 고단했던 일과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마음으로 이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쉽니다.

고맙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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