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5-02-10(목)

“저자는 마구니가 씌었다”…‘궁예의 환생’은 뭘 가르칠까?

왕건은 포용과 개혁으로 고려 건국…“국민 대각성 ‘위대한 한국’ 건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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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4.12.08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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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207] 궁예  관심법1.jpg

“누구인가? 지금 누가 기침 소리를 내었어?” 지난 2000년 12월 KBS 대하드라마 <태조 왕건> 80회가 방영되었다. 이날 방영된 드라마에서 ‘궁예(김영철 분)’가 관심법을 하는 도중 ‘기침 소리’를 내었다고 분노에 찬 소리로 이같이 말한다. 결국 폭군 궁예는 자멸하게 되고 비참한 최후를 맞는다. 아이러니하게도 이것이 고려 건국의 시발점이 되었다. <사진=KBS 태조 왕건>

 

[세계미래신문=장영권 대표기자] “여봐라, 내군은 들어라. 저자의 머릿속에는 마구니가 가득하다. 그 마구니를 때려 죽여라!” 역사는 반복된다고 했던가? 폭군 승려 군주 궁예가 죽은 지 1000여 년만에 대한민국에 다시 환생했다. 궁예의 환생은 우리에게 무언가를 가르치고 있다. 그것은 역사와 시대에서 통찰적 지혜를 찾아 새로운 국가 대도약의 계기로 삼으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1000여년 전 고려 건국의 전야로 가보자. 그때는 한 조각의 희망조차 없는 암흑이었다. 통일신라가 망하고 후삼국으로 분열되어 전쟁이 계속되었다. 20세기의 마지막 날인 지난 20001231KBS 대하드라마 <태조 왕건> 80회가 방영되었다. 이날 방영된 드라마에서 궁예(김영철 분)’가 핵심 인물로 등장한다. 그는 후삼국시대 태봉의 유일한 국왕이자 한국사 유일의 승려 출신 절대 군주였다. 궁예는 이날 자신이 계획한 법회를 마치고 신료들이 배석한 가운데 옥좌에 앉았다. 조당 안은 숨소리 하나 없이 조용했다.

 

궁예는 오랫동안 눈을 감고 엄숙한 자세로 관심법을 하고 있었다. 이때 누군가가 기침 소리를 내었다. 그러자 궁예는 분노에 찬 어조로 이렇게 말했다. “누구인가? 지금 누가 기침 소리를 내었어? (더 큰 소리로) 누가 기침 소리를 내었는가 말이야!” 궁예는 내가 관심법을 사용하면 알 수 있다는 듯이 자백하라고 윽박지른다. 이때 늙은 신하 한 명(김진오 분)이 겁박에 놀라 신이옵니다. 폐하!”라고 자백했다.

 

◇ 궁예의 관심법광기적 폭력으로 자멸 자초

 

궁예는 다시 이렇게 말했다. “여봐라, 내군은 들어라. 저자의 머릿속에는 마구니(마군: 불도를 방해하는 번뇌, 잡생각)가 가득하다. 그 마구니를 때려 죽여라!” 신료와 장수들이 멈칫하며 폐하!”하고 만류하는 표정을 지었다. 궁예는 주변의 반대에도 저놈을 어서 쳐 죽여라고 불호령을 내렸다. 내군 장수는 궁예의 엄명에 신하의 머리에 철퇴를 내리쳤다. 신하는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현장에서 피를 쏟으며 즉사했다. 그 광경을 목격한 신료들은 소스라치게 놀랐다. 공포의 지옥, 그 자체였다.

  

궁예는 절대왕권을 획득한 후 육자진언인 옴 마니 반메 훔을 주문하라고 신하와 백성에게 교시했다. 소위 옴 마니 반메 훔을 주문하면 누구나 고통이 소멸되어 극락에 갈 수 있다고 했다. 그리고 궁예는 일종의 초능력인 관심법을 자신이 갖고 있다고 내세웠다. 관심법은 볼 관(), 마음 심(), 즉 남의 생각을 읽어내는 능력을 말한다. 궁예는 나의 마음으로 그대들의 마음을 읽는 것이야라고 했다. 고려사에서는 미륵관심법이라 기록되어 있고 삼국사기에서는 신통력이라 불렀다.

 

궁예는 스스로 자신에게 관심법이 있어서 역심을 품은 사람의 마음을 모두 꿰뚫어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궁예를 무너뜨리고 고려를 건국한 왕건도 이 관심법에 휘말린 적이 있었다. 왕건은 역심을 품지 않았음에도 목숨을 걸고 자신이 역심을 품었다고 순순히 거짓 자백을 했다. 이에 궁예가 흡족히 여겨 오히려 정직하다고 하면서 용서를 했다고 한다. 만약 왕건이 거짓 역심을 인정하지 않았다면 궁예의 관심법에 걸려 고려라는 나라가 건국되지 못했을 것이다.

 

현실에서의 관심법은 쉽지 않다. 궁예는 있지도 않은 관심법을 만들어 정적 제거에 아주 유용하게 써먹었다. 궁예의 관심법 운운은 아마도 왕권 강화책의 일환이었던 것이다. 궁예는 자신의 절대왕권에 도전하는 자들에게 한 암묵적 경고의 뜻으로 관심법을 사용했다. 물론 궁예에겐 그가 총애하던 신하인 왕건의 목숨을 거둘 생각이 애초부터 없었을 것이다. , 궁예는 2인자 왕건에게 전적으로 힘을 실어 주는 동시에 보여주기식으로나마 적당히 겁을 줘서 대외적으로 왕권을 강화하려 했던 것이다.

 

◇ 윤석열의 계엄령 : “모두를 잡아먹는 마구니?”

 

그러나 역설적으로 궁예의 관심법은 부정적 결과를 낳았다. 광기적 폭력으로 다른 이들이 보기에는 그냥 , 왕이 미쳐가는구나라고 해석되었다. 권력의 무게추가 서서히 궁예에서 왕건으로 이동하게 되었다. 왕건은 궁예를 축출한 후 태봉을 무너뜨리고 고려를 건국했다. 궁예는 당시 혁신적 지식층인 유학자들에게 비참한 최후를 맞았다. 모든 것이 자업자득, 인과응보다. 세상은 절대 공짜가 없다. 모든 것이 뿌린 대로 거두는 것이다. 이것은 우주의 법칙이자 진리다.

  

궁예가 비참한 최후를 마친 지 1000여 년이 흘렸다. 놀랍게도 궁예처럼 관심법으로 보니 저자는 마구니가 씌었다고 말하는 자가 나타났다. 바로 며칠 전인 ‘2024123일 밤윤석열 대통령은 저자들은 마구니에 씌었다비상계엄을 선포하고 내군부장에게 철퇴로 내리쳐라고 명령했다. 국민들은 충격에 휩싸였다. 동맹국인 미국도 이를 사전에 통보받지 못해 강한 어조로 잘못됐다고 직설적으로 비판했다.

 

우리는 궁예의 관심법과 윤석열의 계엄령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아마도 화자저자, ’내군등 모두가 마구니에게 포획된 또 다른 마구니들일지 모른다는 해석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선과 악, 진실과 거짓이 난무하는 혼돈의 시대다. 이 엄혹한 상황에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역사를 넘어 시대를 읽는 통찰을 지녀야 할 것이다. , 우리 모두에게는 그 어느 때보다 시대와 우주를 읽어내는 냉철한 지혜와 행동이 요구된다. ‘마구니는 모두를 잡아먹고 끝내는 자신도 죽게 된다. 이것이 궁예의 환생이 주는 경고이자 가르침이다.

 

역사의 교훈: “국민 대각성 통해 국가 대개조요구

 

우리가 현재의 국가적 위기를 극복하고 더 나은 미래를 창조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보다 냉철해야 한다. 분노와 광기, 맹목적 수구는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 차분하게 현 상황을 직시하고 무엇이 문제인지 분석하고 대응해야 한다. 그리고 새로운 대한민국의 국가적 비전을 공동창조하고 함께 추진해 나가야 한다. 국민 대각성을 통해 헌법 개정 등 국가 대개조로 크고 바른 위대한 나라, 대한민국을 우뚝 세우는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

 

우리가 역사와 시대에서 통찰을 통해 지혜를 찾지 못한다면 더 큰 고통의 나락에 빠지게 될 것이다. 우리 모두가 또 다시 마구니에 씌어 생지옥의 나락으로 떨어져서는 안 된다. 지금은 법과 정치보다 통찰적 지혜가 요구되는 엄중한 시기다. 분노 감정과 사익, 탐욕으로 국가 존망을 더 위태롭게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지금 세계가 대한민국을 주목하고 있다. 왕건은 궁예를 몰아내고 포용과 개혁으로 고려를 건국했다. 궁예의 관심법은 아이러니하게도 고려라는 옥동자를 태어나게 했다.

 

우리 대한민국이 다시 태풍 앞에 섰다. 이 위기를 어떻게 넘어야 할까? 우리 대한민국은 지금의 위기를 개혁과 창조를 통해 새로운 국가도약의 대전환점으로 삼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역사와 시대를 관통하는 통찰로 지혜를 찾아야 한다. 통찰적 지혜 찾기에 전 국민이 함께 참여해야 한다. 그리고 국민 대통합으로 국가 대개혁을 통해 위대한 한국을 건설해야 한다. 바로 너와 나, 우리 모두가 왕건이 되어 다시 위대한 고려를 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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